얼마전에, 유민이를 크게 혼낸 적이 있다.
동생인 유민이가 가지고 놀고 있는 것을 가지고 자꾸 
빼앗아서 울리고, 약올리는 것을 보고 엄마가 몇차례
그만 하라고 경고를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엄마가 소리를 한번 지르고 난뒤에야 멈췄다.

문제는, 그 꾸짖음을 받아들이지 않고, 발을 쿵쿵거리며,
들고있던 것을 내던지며 화풀이를 하기 시작했다.
엄마가 분노하기도 전에 내가 그 모습을 참지 못하고,
방으로 끌고들어가 아이의 우산 손잡이 가 부러져나가도록
무섭게 겁을 주었다. 유신이는 겁을 잔뜩 먹어서 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결국은 잘못했다는 대답을 받고, 그러지
않겠노라고 하였다. 나도 다시 나이스한 말로 그렇게
하지 말라고, 아빠가 소리질러서 미안하다고 이야기하였다.

일단 사건은 그렇게 끝나고, 다시 아무일없던듯 우리는 
점심식사를 하고 하루를 보냈다.

그날밤, 유신이가 자기전 어린이 성경을 읽어준뒤에
기도해주면서, 유신이가 유민이와 엄마에대해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 깨달았으니 용서해달라고, 그리고 다시그렇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였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화를 내고,
소리를 질렀던 아빠도 많이 잘못했으니 용서해달라고 기도를
마쳤다. 

기도를 마쳤더니, 유신이 눈물에 눈물이 그렁그렁 달려있다.
나는 당연히 점심때 일어났던 일이라 벌써 잊었겠거니 했으나,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아빠의 분노가 전해준 상처가
아이의 마음속에는 더크게 아프게 남아있음을 발견하였다. 

잘못을 꾸짖을 경우에는, 부모가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아이의 감정을
가라앚힌 후에 잘못을 알아듣도록 하는 것이 이분야의 정설(?) 이지만,
사실 매번 그렇게 꾸짖는 일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왜냐하면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는 엄마의 경우 하루에 수십번도 겪을수 있는 일이기에..)

물론 아이의 잘못의 무게에 따라서 매를 들어야한다는 것이 나는 성경적이라고
생각한다(잠13:24). 하지만, 컨디션에 따라 자기 감정조절/표현이 잘 안되는
아이를 조금더 기다려주고 인내하는 것이 부모의 몫인데,
내가 그 행동을 보고 그아이의 모난 마음을 안타까이 여기기보다는,
'내자식이 차마 저런 행동을 한다'는 율법주의적 사고로 또다른 분노를
만들어 아이의 마음에 생채기를 낼 때가 참 많다. 분노는 분노를 낳는다.
(왜냐하면 아이는 약자인 경우이기 때문에 힘을 지닌 부모에겐 소리지는 것이 
가장 쉽고 빠른 해결방법이라 착각할 때가 많아서 그런 듯 - 아이의 인격이 존중되지 않는 순간)


아이이든 어른이든,
상대의 연약한 부분을 보고 긍휼히 여길수 있는 마음이 참 중요함을 느낀다.
내가 상대적으로 나아서가 아니라, 나 역시 십자가에서 피흘리심으로 치러진 하나님의 은혜 없이는
연약할수 밖에 없는 존재임을 인정하기에 겸손하게 상대의 모난 부분을 껴안을 수 있는
긍휼함이 일대일의 인간관계에서든, 공동체에서든 참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내가 아는 어떤분은,
자식이 잘못하면 그아이를 안아주고 울면서 아빠랑 하나님 마음이 아프다며 기도해주었다고 한다.
이것은 보통 내공으로 되는 일은 아닌것 같다 ^^;;

나의 죄성과 내게 임한 하나님의 은혜를 깊이 묵상함을 통해,
예수님의 긍휼함을 더 닮아아갈수 있기를 기도해본다.







 
Posted by bumdol